지난 시즌 K리그 1 잔류를 가까스로 이뤄냈던 대전 하나시티즌이 2025 시즌 초반, 리그 선두라는 놀라운 반전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시즌 개막 전만 하더라도 강등권 경쟁을 벗어난 수준의 성과를 기대했던 이 팀은, 어느덧 K리그 1 선두를 당당히 차지하며 우승 후보로 떠올랐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황선홍 감독의 재도약과, 촘촘히 짜인 전술 시스템, 그리고 두터운 선수층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존재합니다. 4월 30일 기준 대전은 7승 2 무 2패(승점 23)를 기록하며 리그 정상을 지키고 있으며, 1경기를 더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2위 전북 현대(승점 18)를 승점 5점 차로 따돌리고 있습니다.
주민규의 해결력, 벤치의 생산성… '시스템의 축'이 된 선수단
대전의 상승세는 여러 요소가 조화를 이루며 만들어낸 결과이지만,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점은 이적생들의 즉각적인 활약입니다. 특히 주민규는 대전 공격진에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어내며 팀 득점력을 한 차원 끌어올렸습니다. 골 결정력이 검증된 스트라이커인 그는 선발은 물론 교체 출전 시에도 골을 기록하며, 단순한 스타플레이어를 넘어 시스템의 일부로서 제 역할을 완벽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창근 골키퍼의 선방은 후방에서 대전의 승리를 뒷받침하고 있으며, 교체로 투입되는 선수들의 활약 역시 팀 성과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프로축구연맹 자료에 따르면 대전의 교체 선수들이 올 시즌 기록한 공격포인트는 무려 8개(4골 4도움)로 리그 최다입니다. 이는 같은 부문 2위인 김천 상무, 서울, 전북 현대보다 3개 많은 수치입니다.
후반전 경기 흐름을 바꾸는 교체 카드들은 황선홍 감독이 경기 내내 높은 강도로 전방 압박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이 됩니다. 정재희, 이준규, 김인균, 그리고 주민규까지 후반에 투입되어 각각 득점을 기록하며 벤치 멤버들이 단순한 백업이 아님을 입증했습니다. 정재희는 교체 출전으로 2 도움을 올렸고, 김현욱 역시 2개의 어시스트로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있습니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벤치의 힘은 유효합니다. 팀이 앞서 나갈 경우, 황선홍 감독은 노련한 수비수인 임종은, 오재석, 김현우 등을 교체 투입해 수비 안정화를 도모하며 실점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체력 안배가 아니라, 상황에 맞춘 정밀한 전술적 선택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깊어지는 고민, 6월 이탈자 발생… 그러나 준비된 대응
그러나 대전에도 고민은 존재합니다. 오는 6월, 김현우, 박진성, 임덕근, 김인균 등 핵심 자원 네 명이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들은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되어온 선수들로, 공백이 단기간에 메워지기 어려운 전력 손실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한국 축구의 차세대 수비수로 기대를 모으는 윤도영 역시 6월까지 팀에 몸담은 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브라이턴으로 정말 이적할 예정입니다. 윤도영은 대전 공격의 핵심축으로, 유럽 진출이라는 영예를 안았지만 팀 입장에서는 이탈의 아쉬움을 감출 수 없습니다.
이를 대비해 대전은 이미 여름 이적시장 대비에 돌입한 상황입니다. 미드필더를 포함한 보강 포지션을 정하고, 적재적소에 투입할 수 있는 전력 보강을 계획 중입니다. 두터운 선수층을 유지하기 위한 '선순환 구조'를 이어가기 위한 포석입니다.
황선홍의 반전… 흔들리지 않는 철학과 시스템
이번 시즌 대전의 선두 질주는 황선홍 감독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지난해 시즌 중 대전 사령탑으로 부임한 그는 K리그1 잔류라는 결과를 이끌어냈지만, 여전히 회의적인 시선이 따랐습니다.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 서울과 대전 1기 감독 시절의 부진 등 과거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웠기 때문입니다. 외국인 선수 활용과 전술적 유연성에 대한 비판도 뒤따랐습니다. 하지만 황 감독은 달라졌습니다. 팀의 틀을 확고히 하고, 그 안에서 선수들이 자신들의 장점을 최대치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상황과 상대 전력에 따라 다양한 접근 방식을 택하면서도 기본 틀은 유지되는 ‘유연한 일관성’이 바로 황선홍식 시스템의 핵심입니다.
대전은 때로는 직선적이고 빠른 전개를, 또 어떤 날은 강한 전방 압박을 통해 초반 흐름을 잡는 등 다양한 전술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스타일이든, 팀 전체가 한 방향으로 움직이며 그 전술을 구현해 낸다는 점입니다. 황선홍 감독은 이름값에 기대지 않고, 시스템에 적응한 선수들을 통해 팀의 중심을 다져왔습니다. 겨울 이적시장에서의 전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주세종 등 일부 중량감 있는 선수들이 이탈했지만, 대부분이 주전 경쟁에서 밀린 선수들이었습니다. 대신 주민규, 정재희, 하창래, 임종은 등 K리그 1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을 영입하여, 시스템에 적합한 인물을 데려왔습니다. 이들의 영입은 팀의 색깔을 선명하게 하면서도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외국인 활용의 균형… '전력 외'는 없다
대전의 외국인 선수 활용 역시 주목할 만합니다. 구텍은 장기간 부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을 보였지만, 팀은 끝까지 신뢰를 보였고, 그는 FC서울전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기대에 보답했습니다. 주민규와 함께 투톱으로 기용되며, 황 감독이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조합을 실험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밥신, 안톤은 주전으로 자리 잡았고, 시즌 초반 기회를 받지 못했던 켈빈 역시 훈련 태도와 경기력을 통해 신뢰를 얻은 뒤, 김천 상무전과 강원 FC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습니다. 켈빈 사례는 황 감독이 선수 구상에서 ‘배제’란 단어를 두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강윤성의 사례 또한 눈여겨볼 만합니다. 지난 시즌에는 팀 내 입지가 좁았던 그는 동계 훈련에서 비약적인 성장과 함께 감독의 신뢰를 얻어 이번 시즌 핵심 멤버로 자리 잡았습니다. 선수들 사이에서는 "노력하면 기회가 온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건강한 경쟁과 동기 부여가 팀 전체의 상승 분위기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징크스 타파, 홈 경기력 회복… 이제는 우승을 향해
대전의 유일한 약점으로 지적됐던 부분은 실점이 많고 홈 성적이 부진하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두 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와 함께, 강원전 승리로 홈 무승 징크스를 깬 대전은 점점 더 완성형 팀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특히 오랜 숙제로 여겨졌던 울산 HD 원정 징크스마저도 타파하며, ‘징크스가 없는 팀’으로 거듭나는 중입니다. 눈에 띄는 화려함보다는 실속 있는 축구, 그리고 매 경기 꾸준한 결과물을 도출하는 대전의 모습은 팬들과 축구계 모두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이제 대전은 ‘진짜 시험대’라 할 수 있는 5월의 강행군에 돌입합니다. 코리아컵을 포함해 무려 8경기를 치러야 하는 ‘죽음의 일정’이 기다리고 있으며, 6월에는 윤도영의 유럽 진출과 함께 4명의 선수들이 김천 상무에 입대합니다. 이 시기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대전의 첫 K리그1 우승 도전의 향방을 결정짓게 될 것입니다. 이미 미드필더 보강 등 구체적인 이적시장 전략을 수립한 대전 하나시티즌. 황선홍 감독의 달라진 리더십과 분명한 팀 철학 아래, 이들은 이제 우승이라는 꿈을 향해 힘찬 질주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팀과 감독, 그리고 팬 모두가 만들어낸 이 상승 곡선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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