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찬 도전, 아쉬운 마무리.’ 대전하나시티즌이 다시 한번 그들의 잠재력을 증명해 냈습니다.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16강전, 전북 현대와의 격돌에서 대전은 막판 거센 추격전을 펼쳤지만, 2-3으로 무릎을 꿇으며 8강 진출이 좌절됐습니다. 비록 승리는 놓쳤지만, 선수단이 보여준 투지와 변화의 가능성은 분명 희망적인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5월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 경기는 그야말로 '빅매치'로 주목받았습니다. K리그1에서 나란히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두 팀은 리그 선두권 다툼의 연장선처럼 치열한 흐름을 보여주며 경기장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대전은 코리아컵에서 새로운 도전을 꿈꿨고, 특히 홈 팬들 앞에서 전북을 상대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전반전은 대전에게 불운과 불안이 겹친 시간이었다.
대전 현대
초반은 아쉬움이 따랐습니다. 경기 시작 19분 만에 미드필더 밥신이 부상으로 교체되며 전술적인 균형이 흔들렸고, 그 직후인 20분, 전북의 티아고에게 첫 실점을 허용하며 분위기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이 골은 상대 외국인 공격수 티아고가 아크 뒤에서 시도한 중거리 슈팅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며 만들어졌습니다. 대전의 수문장 이창근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공은 거침없이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전반전 동안 대전은 고군분투했지만, 유효 슈팅이 전북의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거나 골대를 살짝 벗어나며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전반을 0-1로 뒤진 채 마친 대전은 후반 들어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습니다. 주민규와 김현욱이라는 공격 자원을 투입하며 의지를 드러냈고, 오재석까지 들어오며 측면 지원을 강화했습니다.
후반 중반까지 이어진 연속 실점은 대전의 추격 의지를 시험에 들게 했다.
그러나 후반 초반 추가 실점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후반 10분, 전북의 이영재가 올린 코너킥을 주장 박진섭이 수비수들과의 경합을 이겨내며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대전 출신으로서 전북의 완장을 차고 있는 박진섭은 골 세리머니를 자제하며 옛 팀에 대한 예우를 표했지만, 대전 팬들에게는 뼈아픈 순간이었습니다.
전북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후반 29분, 또 다른 교체 자원인 콤파뇨가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날카로운 헤더로 추가 골을 넣으며 점수 차를 3-0까지 벌렸습니다. 경기의 흐름은 전북 쪽으로 기울었고, 대전으로서는 실망이 짙어졌습니다.
하지만 대전은 끝까지 투혼을 불태우며 추격의 불씨를 지폈습니다.
그러나 대전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후반 33분, 예상치 못한 전개가 발생했습니다. 전북의 에르난데스가 오재석의 돌파를 저지하다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수적 우위를 점하게 된 것입니다. 전북은 남은 시간 수비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고, 대전은 공세를 강화했습니다.
후반 44분, 드디어 골이 터졌습니다. 김인균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공을 그대로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분위기가 살아났고, 관중석에서는 열광이 터졌습니다. 추가시간은 5분. 대전은 끝까지 공격의 끈을 놓지 않았고, 결국 후반 추가시간 1분, 주민규가 헤더로 두 번째 득점까지 성공시켰습니다. 3-2. 단 한 골 차. 경기장은 한층 더 팽팽한 긴장감으로 휩싸였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한 발은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전북은 집중력을 놓치지 않았고, 교체 카드를 통한 경기 지연과 조직적인 수비로 남은 시간을 버텨냈습니다. 송범근 골키퍼는 고의적인 시간 지연으로 경고를 받기도 했지만, 전북은 끝내 대전의 동점 시도를 막아내며 승리를 지켜냈습니다.
대전 현대
이날 경기는 비록 패배로 마무리됐지만, 대전하나시티즌에게도 긍정적인 요소가 많았습니다. 최근 리그 7경기 연속 무패(4승 3 무)라는 흐름 속에서 코리아컵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줬고, 후반 막판의 투혼은 상대보다 뒤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김인균과 주민규가 거둔 연속 득점은 팀의 뒷심을 증명했으며, 교체 자원의 활용도 역시 향후 경기 운영의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전반 초중반의 집중력 부족과 실점 이후 흐름을 잡지 못한 점은 향후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특히 세트피스 수비에서의 조직력, 중원에서의 공수 전환 타이밍 등은 다음 라운드를 위한 과제로 남았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대전은 강력한 선두 후보이며, 이번 코리아컵에서 얻은 경험은 리그 후반 레이스에서 값진 자산이 될 것입니다.
전북 현대라는 강호를 상대로 마지막까지 흔들지 않고 맞선 대전하나시티즌. 승리는 놓쳤지만, 그들이 보여준 투혼과 가능성은 분명히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제 대전은 다시 K리그 1 무대로 복귀해 선두 경쟁을 이어갑니다. 코리아컵에서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더 높은 곳을 향한 발걸음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